나이와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이루는 시니어 스타트업 A to Z
평범한 시니어에서 잘나가는 CEO로 성장한 스타트업 실전기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꿈을 좇으라고 종용하거나, 창업해서 돈을 많이 벌었다고 자랑하는 성공담은 아니다. 오히려 나이와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꿈을 이루어나가는 한 시니어의 지독한 도전과 열정이 담긴 고군분투기에 가깝다. 저자는 미래가 불안할수록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라고 말한다. 삼성전자 마케팅 책임자, 컨설팅회사 대표, 교수,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그는 64세에 제주도에 내려가 커피나무를 심고, 커피 와인과 코냑을 만들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 추진력과 비즈니스 법칙을 이 책에 담았다.
들어가는 글_ 나이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도전
1장 난파선이 화산섬에 떠밀려오다
제주 사계리 앞바다│시간이 지나면 약이 되는 실패│바닷가 커피 전문점으로 재출발│한라산을 넘어서 커피 학습│제주 몬순 발효 커피│카페 모델의 한계를 예감하다│원천기술로 승부를 겨뤄라│태풍 앞에선 고무풍선 같은 비닐하우스
2장 다른 방향으로 간다
커피나무의 모든 것을 상품화하다│서쪽으로 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아라비카와 12도적들│식약청의 네거티브 시스템│삽질로 문화재 발굴하기│볶지 않은 커피로 와인을 개발하다
3장 계속되는 난관
별 따기보다 어려운 주류 허가│술 안 마시는 양조장 주인│커피 코냑을 만들다│죽음의 계곡을 지나며│추사에게 길을 묻다
4장 작은 생태계를 만든다
판매가 생산보다 열 배 힘들다│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커피│작은 시장에 최적화된 셀 마케팅│다락방 커피 연구소│고객의 의심을 인공지능으로 풀다│버릴 게 하나도 없다│내 몸으로 실험하다│시행착오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약점을 역이용하다│로컬마켓의 고양이 방울│가슴 설레는 제품을 만든다│내 집에서 커피 농장을 만들다
5장 다시 하와이 화산섬에 가다
오지의 커피 농장 탐험│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자│세계 최고의 코나 커피로 와인을 만들다│미국에서도 까다로운 주류 허가│열정은 전염된다│최초의 커피 체리 와인
마치는 글_ 변화는 위험하다.
그러나 계속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부록_ CEO로 성장하는 25가지 비즈니스 법칙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가보지 않은 낯선 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내가 과감히 제주도로 내려오겠다고 마음먹을 수 있었던 건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다행히 약간의 자원도 있었다. 서울 서초동에 아파트 한 채가 있었는데 이 아파트 전세금 4억 5000만 원으로 바닷가의 폐가를 살 수 있었다. 실체가 없으면 더 두려운 법이다. 덥석 폐가를 하나 사고, 뒤따르는 실질적인 문제를 하나둘 해결하다 보니 두려움은 자연스레 사라졌다. (제주 사계리 앞바다, 17-18쪽)
커피 전문점 운영은 잘됐지만 ‘왜 우리는 수입 커피만을 마셔야 하나’란 의문이 늘 머릿속을 맴돌았다. 우리나라의 커피 시장 규모는 4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원두는 전량 수입한다. 연간 총수입량은 10만 톤가량이며 수입액은 9000억 원을 넘는다. 수입한 원두와 제주의 청정화산수·용암해수(화산 암반층에 의해 자연 여과된 제주의 지하수)로 커피를 내리던 나의 뇌리에 ‘더 제주다운 커피를 생산할 수 없을
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제주 몬순 발효 커피, 35-36쪽)
카페 운영은 순조로웠지만, 점차 단조로움을 느끼게 되면서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다. 아직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지만 분명 매출이 서서히 줄고 있었다. 유명세와 차별화 덕분에 현상 유지는 하고 있었으나, 과연 그렇게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불안했다. 근처에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건물이 지어졌고, 그곳에는 어김없이 카페가 들어섰다. (중략) ‘커피의 원천기술은 무엇인가?’
무언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엉뚱한 발상을 해보았다. (카페 모델의 한계를 예감하다, 46-47쪽)
주민들은 내가 비닐하우스를 짓는 광경을 낯설다는 듯 바라봤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강력한 태풍을 견딜 만한 비닐하우스를 세우기 위해서 매년 제주도를 지나간 태풍의 강도도 조사했다. 규모가 중형급이었던 최근의 태풍 ‘너구리’도 대비에 소홀했던 곳에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200m에 이르는 하우스가 통째로 날아간 농장도 있었다. 그와 같은 규모의 태풍을 견디기 위해서는 2.5m 높이의 오각형 시설을 갖춘 하우스가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바람이 오는 방향에 아치형 벽과 반원지붕을 만들어서 바람이 흐르게 하고, 높이를 낮추어 저항을 줄이도록 시공했다. (태풍 앞에선 고무풍선 같은 비닐하우스, 58-59)
일반적으로 커피를 로스팅할 때는 200℃ 이상에서 3~4분 정도 열을 가하는데, 이때 클로로겐산 성분이 파괴된다. 다락방 커피연구소에는 커피숍을 운영할 때 사용하던 온갖 커피 도구들이 있었다. 당시에 쓰던 로스팅 기계도 있었으므로 직접 저온 로스팅을 해보았다. 커피 원두가 연녹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할 때가 150℃정도 되는데, 빠르게 열을 올려 150℃ 정도일 때 재빨리 뽑아내면 커피 맛이 잘 나면서 클로로겐산의 파괴를 최소화한 원두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저온 로스팅을 한 원두를 사용해 더치 커피로 내리면 클로로겐산이 함유된 액상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다락방 커피 연구소, 156-157쪽)
나의 이런 행보를 보고 누군가는 어떻게 그렇게 시대의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빠르게 앞서 나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나 역시 디지털 세상보다 아날로그 세상이 편한 사람이다. 시니어들은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는 것을 매우 낯설어한다. 그러나 카페를 하든 음식점을 하든, 이제는 분명 이전과는 다른 비즈니스 흐름이 존재한다.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며 그 흐름을 파악하고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시니어로서 다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부분까지 과감하게 도전하고 포용해야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고객의 의심을 인공지능으로 풀다, 16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