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지배에서, 코드의 지배로
하버드 로스쿨 블록체인 권위자가 말하는 ‘암호기술의 법’
세계를 지배해왔던 ‘기존 세력’과 블록체인과의 거대한 충돌
정부 통제와 현행법의 규제를 받지 않는 조직과 금융시장의 출현
탈중앙화된 자유인가, 더 강력한 ‘빅브라더’의 탄생인가
하버드대 출판부에서 출간 즉시 큰 반향을 일으킨 본서는 블록체인과 법의 상호작용이 가져올 미래의 법과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와 뛰어난 분석으로 현재 이 분야를 대표하는 책으로 인정받고 있다. 인간이 만든 법 제도를 대체하는 자율적 소프트웨어 코드 기반의 ‘암호기술의 법lex cryptographica’은 기존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중앙중개자와 신뢰할 수 있는 권위자들의 억압으로부터 우리를 해방시킨다. 그러나 이러한 해방의 대가는 코드의 억압이라는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오로지 코드에 의한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탈중앙화와 분산화는 우리에게 완전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선사할까?
블록체인 및 신기술 법해석의 전문가인 저자들은 새롭게 대두되는 블록체인 기술의 사례와 이의 혜택, 리스크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의 이중성을 살펴봄으로써, 크립토 무정부주의를 반대하고 기술을 규제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한다.
“정부가 사라지면 천국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 않는다. 정부의 자리를 다른 이익집단이 꿰찰 것이다.”
- 로렌스 레식, 하버드 로스쿨 교수
역자의 글
서문
PART1 블록체인 기술
1. 블록체인, 비트코인 및 탈중앙화된 컴퓨팅 플랫폼 025
공개키-개인키 암호화와 디지털 서명|상업 인터넷과 P2P 네트워크|디지털 화폐|비트코인|이더리움|탈중앙화된 파일 공유와 오버레이 네트워크|허가형 블록체인
2. 블록체인의 특징 059
탈중개화, 초국가적인 네트워크|강한 회복력과 조작 불가능성|투명하고 불가역적인 데이터|가명성|인센티브와 비용 구조|합의|자율성|블록체인의 이중성|블록체인과 인터넷 계층|TCP/IP 모델|TCP/IP 모델에 블록체인이 편입되는 방식|암호기술의 법|프로토콜과 권력|블록체인 기술이 직면한 도전
PART2 블록체인과 금융, 스마트 컨트랙트
3. 디지털 화폐와 탈중앙화된 지급 시스템 105
향상된 지급 및 송금 시스템|디지털 화폐와 현행법|디지털 화폐와 금융 프라이버시의 축소|대체가능성과 투명성|중앙은행의 역할 축소
4. 법적 계약으로서의 스마트 컨트랙트 123
스마트 컨트랙트와 법적 계약|하이브리드 계약|스마트 컨트랙트에 의존하는 계약의 법적 집행 가능성|감소된 감시비용과 기회주의적인 행동 위험|코드의 혜택|스마트 컨트랙트의 한계
5. 스마트 중권과 파생상품 151
스마트 증권|스마트 파생상품|스마트 증권 및 파생상품의 한계|탈중앙화된 자본시장
PART3 블록체인과 정보시스템
6. 조작이 불가능한 인증 및 검증된 정보 179
등기부 및 공공 정보|인증 및 검증된 기록|보안 위험|가치 없는 데이터는 가치 없는 결과를 낳는다|정보 보호 영역의 축소
7. 회복력 강하고 조작 불가한 정보 시스템 195
블록체인과 탈중앙화 저장소|블록체인 기반의 파일 공유 서비스|블록체인과 검열 방지 커뮤니케이션|인터넷 도메인 네임 시스템|저작권에 대한 우려|표현의 자유의 이면
PART4 자동화된 조직
8. 조직의 미래 213
기업 지배구조와 내부통제|탈중앙화된 조직들|분산형 거버넌스 모델|보안 문제|책임의 부재|증권법상 문제들|탈중앙화된 조직의 비규제성
9.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 237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의 정의|자동화된 거버넌스의 장점|시장 실패|법적 문제
10. 사물 블록체인 253
블록체인을 사용할 수 있는 장치|장치 거버넌스|기계에 의한 계약|재산권 관리 시스템|탈옥된 장치|탈옥된 장치의 규제 문제
PART5 탈중앙화된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의 규제
11. 규제의 방식 275
최종 사용자에 대한 규제|전송계층|정보중개자|블록체인에 특화된 중개자|채굴자와 거래 처리자|코드와 아키텍처의 규제|하드웨어 제조업자|블록체인에 기반한 시장의 규제|사회적 규범을 통한 규제|규제를 위한 절충
12. 법으로서의 코드 307
법을 코드로 전환|규제 기술로서의 블록체인|법으로서 코드의 한계|자동화된 규칙|맞춤형 규칙|암호기술의 법과 알고리즘의 지배
결론 324
주 332
감사의 말 450
저자 : 프리마베라 드 필리피
Primavera De Filippi
하버드 로스쿨의 버크먼-클라인 인터넷&사회 센터(Berkman-Klein Center for Internet & Society)의 부교수, 파리2대학 CERSA/CNRS 영구 연구원. 법학자이자 인터넷 활동가, 예술가로서 블록체인 기반의 저작권법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 현재 크리에이티브 커먼스Creative Commons, 열린 지식재단Open Knowledge Foundation, P2P 재단P2P Foundation에서 활동중이다.
저자 : 아론 라이트
Aaron Wright
뉴욕 예시바 대학교(Yesiva University) 벤자민 N. 카르도조 로스쿨(Benjamin N. Cardozo School of Law) 법학과 교수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있다. 법인 및 지적재산권 분야, 각종 신기술 관련 법규의 전문가이다.
티모시 메이는 그의 저서 《크립토 무정부주의 선언(Crypto Anarchist Manifesto)》에서 인터넷과 공개키-개인키 암호화의 발전으로 개인과 단체가 익명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곧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보았다. 즉, 추적이 불가능한 네트워크 및 암호화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조작 불가 상자(tamper-proof boxes)”를 통해, “상대방의 이름이나 법적 정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도 비즈니스를 하고, 전자계약을 협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메이는 개인이 국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신뢰 및 평판에 대한 개념과 더불어 “정부 규제의 성격, 세금을 부과하고 경제적 교류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및 정보의 비밀 유지 능력”이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암호화된 안전한 프로토콜이 지적재산권이 만들어낸 “철조망”을 없앨 것이며, 정보 교류의 장을 열고, 스스로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힘을 심어주고, 정부와 기업의 성격을 변모시킨다는 것이었다. 메이는 이러한 현상의 확산이 불가피하다고 보았다. 그의 후속 저서들에 의하면, “지니는 병을 빠져나왔고,” 기술에 기반한 무정부주의의 출현은 막을 수 없는 것이었다.(007-008P)
블록체인만 있으면 사람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토대가 되는 프로토콜로 실행되는 법칙 또는 스마트 컨트랙트에 대한 자신만의 고유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들은 법 없이 질서를 창출하며 사적 규제를 실행한다. 이러한 사적 규제를 이 책에서는 ‘암호기술의 법(lex cryptographica)’ 이라고 칭하고자 한다. 이 법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각 관할의 법을 회피하고 초국가적으로 다양한 경제적 또는 사회적 활동을 조율할 수 있는 도구 및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013-014P)
이론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를 광범위하게 채택하는 것은 통화정책에 대한 중앙은행의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시장경제에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규제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해당 국가의 본원통화(monetary base)를 늘리거나 줄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과 같이 중앙통제를 벗어난 디지털 화폐가 주류가 되면, 중앙은행은 총 통화 공급을 조절함으로써 한 나라의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그들 고유의 능력을 상실할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화폐의 발행 조건은 사전에 정의되어 있으며 코드에 의해서만 지시되기 때문이다. (120P)
예를 들어, 스마트 컨트랙트로 당사자들은 약물, 총기류, 나치 용품과 같은 위법한 물품의 상업적 거래를 진행할 수 있다. 암호기술의 법에 의존함으로써 탈중앙화된 시장은 범죄망을 감시하는 중앙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시장은 특정 지역에서는 금지되는 물품을 광범위하게 교환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스마트 컨트랙트는 불법 도박과 게임을 지원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다. 중앙에서 관리하는 카지노에 의존하는 대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도박계약의 조건을 규정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반의 네트워크상에서 포커 게임을 하는 포커리움(Pokereum)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 보자. 제3자에 의존하는 대부분의 현존하는 온라인 포커 게임과는 달리, 포커리움은 블록체인 기반의 P2P 네트워크상에서 운영되고, 카드를 섞는 것부터 각각의 패 이후 이더의 교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일련의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존한다. 시스템을 유지하는 중앙의 중개자가 없기 때문에 어떠한 당사자도 그 서비스를 폐쇄할 수 없다.(147P)
대중에게 증권을 팔기 위해 기업들은 종종 길고 복잡한 증권신고서, 의결권 위임, 연차보고서 및 재무제표와 같은 서류들을 준비해야 한다. 기업들이 광범위한 공시 없이도 자금을 모으는 것 - 예를 들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투자 기회를 여는 것 - 을 더 쉽게 하는 법들이 미국이나 다른 곳에서 통과되어 왔지만, 대부분의 공개 시장은 소비자 보호라는 이름 아래 작은 기업이나 스타트업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상태로 남아 있다. 블록체인의 탄생으로 금융상품과 시장은 현존하는 금융 규정을 피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현행법상 허용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당사자들이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은 더 쉬워졌다. 새로운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 덕에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자금을 모으고,‘토큰 세일(token sale)’ 또는 ‘가상화폐공개(initial coin offerings, ICOs)’라고 알려진 매매를 통해 대량의 가상화폐를 모으는 것도 가능해졌다.(16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