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병무 서울사이버대평생교육원장]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양병무 서울사이버대 평생교육원 원장
 


조영탁 사장(이하 Publisher)
우선 서울사이버대학 평생교육원 원장으로 취임하신 걸 축하 드립니다. 오신 지 몇 개월 되지 않으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양병무 원장(이하 양 원장) 4개월 됐지요. 여기 오니까 한국인간개발연구원에 있었던 게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곳에서 알았던 기업들, 사람들…… 대외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시지요. 현재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는 중입니다. 홈페이지에 사이버대학 최초의 평생교육원을 설립해 ‘최초 시리즈 열 가지’ 라는 컨셉트 아래 여러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지요.

Publisher 한국인간개발연구원에서의 경험이 가장 잘 쓰일 수 있는 곳으로 오신 듯합니다. 저는 원장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서른 여섯 권의 책을 쓰신 겁니다. 논어, 경제에 관해서는 물론 <감자탕 교회 이야기>, <주식회사 장성군> 등 다양한 성격의 글을 쓰셨지요. 한 인터뷰를 보니, 선진국일수록 책을 통해 지식공유가 이뤄진다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사람들이 책 쓰는 걸 어려워하는데, 책을 쓰시는 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으시다면 알려주시겠습니까.



양 원장 책이라는 게 반드시 전문가가 써야 화제의 책이 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보통 사람들, 이를테면 한 주부가 책을 발간했을 때 그게 화제가 되는 거지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야의 전문가들이 콘텐츠는 있지만 기술이 없어 책 쓰는 걸 어려워합니다. 책을 쓰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50%, 기술이 50% 필요하니까요. 저 같은 경우는 책 쓰는 건 전혀 몰랐는데 교회에서 홈페이지에 제 카테고리를 만들어 줘 일주일에 두 개씩 글을 올린 게 쌓여 책으로 발간된 경우입니다. 일주일에 하나, 두 개씩 쓰니까 일년이 모이면 책 한 권의 분량이 나오더군요. <행복한 논어 읽기>도 그렇게 쓴 것입니다.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안 쓸 수가 없게 되더라고요(웃음).

Publisher 일전에 저희가 인터뷰 했던(본지 2009년 4월호) 조경철 박사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180권의 책을 어떻게 쓰셨는가 하니,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는 생각 속에 하루 원고지 열 매를 40년 동안 지켜오셨다 하셨지요. 저도 다섯 권의 책을 썼지만, 책 쓰는 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학습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설명을 할 때 자신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학습하며 설명하는 것이 책 쓰는 것이니까요. 원장님은 어떤 점이 책 집필의 장점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양 원장 책을 쓰기 위해서는 학습을 멈추지 말아야 하고, 이는 곧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석탄공사 조관희 사장의 저서에는 대학 졸업 후 강원 지방의 농협 재직 시 쓴 책이 경영진으로부터 주목을 받아 더 큰 커리어를 쌓을 기회를 얻게 됐고, 강원도 부지사를 거쳐 현재의 위치에 오른 이야기가 실려 있지요. 그 분이 책에 써 놓았더라고요, 무조건 책 쓰는 건 남는 장사라고 말입니다.
저희 평생교육원에서도 다가올 학기에 ‘글쓰기와 책 쓰기’ 과정을 오픈 할 예정입니다. 인간개발연구원에서 ‘책 쓰기 훈련 에세이 클럽’을 만들어 일년 여 운영하니 가장 활발한 모임이 됐었는데, 그걸 한 한기 과정으로 해서 일반인들에게 ‘나도 한번 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줄 수 있도록 말이지요.


대인관계 핵심, 가까운 사람에게 잘하는 것

Publisher 공자, 논어에 관련해서는, 책에는 나와 있지만 사실 잘 모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원장님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서 유교경전과는 거리를 두셨을 듯 한데, 어떻게 논어와 만나게 되셨고, 또 어떻게 공부하게 되셨습니까.

양 원장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한 친구가 훌륭한 한학자가 있으니 논어를 함께 공부하자고 제안했었습니다. 처음에는 거절을 했는데, 선생님을 직접 만나 논어의 핵심을 들으면서 서당(혜화동 금곡서당)에 다니기 시작한 겁니다. 성경이 하나님, 즉 신의 문법이라면 논어는 철저하게 인간의 문법으로 돼 있지요. 저는 이렇게 서로 다른 문법을 가진 성경과 논어를 접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목사님들 중에도 논어를 공부하신 분들이 있는데, 논어를 알면 알수록 오히려 전도하기가 쉽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인간으로서 정말 모범이 됐던 공자의 잠언을 크리스천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은 겁니다.

Publisher 사실 어떻게 보면, 그 동안의 중국은 공자를 등한시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제 작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공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을 만큼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세기,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공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 않았기에 우리 젊은이들도 공자를 잘 모르는데요, 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공자의 매력은 무엇이며 인간으로서의 공자는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양 원장 우선 공자는 열심히 공부한 사람입니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그것을 제 때에 실행하면 기쁘지 아니한가), 발분망식 낙이망우(發憤忘食 樂以忘憂, 배움을 좋아해 알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면 밥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걱정을 잊는다), 열정으로 근심도 잊어버리고, 심지어 자기가 늙는 것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열심히 학습한 이지요. 불여구지호학야(不如丘之好學也), 즉 ‘나만큼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또한 세 살 때 부친을 여의고, 모친은 무당을 했던 불우한 환경에서 이를 딛고 일어선 사람이기도 해요. 아울러 그는 2500여 년 전에 일흔이 넘도록 장수했습니다. 그만큼 자기 관리, 자기 수양을 잘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처럼 절제할 줄 알고, 양보할 줄 알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의 삶을 의미 있게 살았던 이가 공자입니다.



Publisher 원장님의 큰 업적 중 하나가, 논어가 굉장히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논어를 쓰신 점이라 생각합니다. <행복한 논어 읽기>에서는 수많은 논어의 경구 중 50개를 뽑으셨는데, 그 중에서 오늘날의 젊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구절을 몇 가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양 원장 그 동안 일반인들이 논어를 복잡하게 생각하고, 기존 논어 책들이 읽히지 않았던 이유는 한자가 너무 많아서였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려 하다 보니 결국 아무것도 못 얻은 셈이었지요. 저는 한자가 거의 없는 논어 책을 쓰겠다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가 논어를 계속 읽으면서 특별히 눈에 길다던가 이런 것도 빼고, 가능하면 짧으면서도 오늘날 도움이 될 만한 걸로 뽑은 겁니다.
논어의 핵심은 처음에 나오는 세 마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는 학습의 기쁨을 느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오늘날의 지식사회, 마치 공부를 취미처럼 즐겁게 해야 한다는, 평생 학습·평생 교육을 이미 논어는 첫 마디에서 말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는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는 게 기쁜 사람은 성공한다는 거지요. 여기서 친구는 바로 ‘오늘 만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만나서 즐거운 사람, 누구를 만나든 좋은 관계를 이루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NQ시대’ 라고 하는 오늘날과 잘 들어맞는 내용이지요. 마지막,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瑥 不亦君子乎,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화를 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수양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요.

Publisher 과거 한학자들이 읽었던 논어를 리더십 혹은 자기계발 전문가가 읽으니 달라지는 것이군요.

양 원장 그렇습니다. 논어의 원전이 한자이므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겁니다. 실제로 여러 대학의 경영학과에서도 논어와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고, 대덕과학단지의 공학박사 한 분은 생명공학 관점에서도 논어를 해석할 수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각 분야에 따른 다양한 해석, 그게 바로 논어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Publisher 사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더 잘해야 하는데, 오늘날 현대인들이 상당히 놓치고 있는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족, 직원 등 가까운 사람일수록 따로 말하지 않아도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 그런 부분 말입니다.

양 원장 맞습니다. 바로 옆 사람에게 잘 하는 것이 대인관계의 핵심이지요. 가족, 직원 등 가까운 이들이 행복해야 스스로도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중국 기업과 학교에서 종종 특강을 하는데, 그곳에서도 같은 내용을 전달합니다. ‘불실기친(不失基親, 가까운 사람을 잃지 마라)’, 중국과 한국이 가까이 있는데 서로 잃으면 안 된다고 말입니다. 가까이 있는 이를 가까이 하면, 멀리 있는 이가 찾아오는 법입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존중도 중요합니다. 누구나 혼자서는 설 수 없어요. 상대방을 세워줌으로써 내가 서는 거지요. 칭찬도 내가 할 때 받는 겁니다. 상대방을 세워주려고 하다 보면, 남의 장점이 보입니다. 그럼 서로의 관계가 더욱 발전하게 되겠지요.

Publisher 이 밖에도 공자 및 논어와 관련해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꼭 전달해주고 싶은 내용이 있으십니까.

양 원장 논어를 읽으며 제가 느낀 건, 과거보다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게 오히려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불치하문(不恥下問)’, 즉 ‘아랫사람에게 묻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입니다. 오늘날과 같이 지식사회에서는 자기 분야를 제외하고는 잘 모르지 않습니까. 이때 물어보는 걸 부끄러워하면 안됩니다. 지식사회에서 ‘불치하문’만 실천해도 삶이 훨씬 재미있어 질 것입니다.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모른다고 구박하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평생, 공부하는 즐거움 누려라

Publisher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절 중에서 ‘군자불기’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대기만성’이라 해서 큰 그릇은 늦게 이뤄진다, 서두르지 마라고 배웠는데, 공자는 “군자란 한 가지 용도로 사용되는 그릇 같아서는 안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잘 생각해 보니, ‘대기만성’이라면 이뤄진 순간, 즉 끝이 있다는 얘기인데, ‘군자불기’는 평생 동안 계속 키워나갈 수 있다는, 즉 평생학습의 개념을 말하고 있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양 원장 군자는 그릇에 국한되지 않는, 다기능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I자형(깊이) 인재, 一자형(넓이) 인재, T자형(넓이와 깊이) 인재 중 T자형 인재가 군자라는 것을 이미 공자는 말했던 것이지요. 교회에서 강연할 때면, ‘기독교는 십자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전문성과 다양성에 영성이 포함돼야 한다고 말입니다(웃음).

Publisher 논어의 구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감탄을 부르는 구절입니다. 우리가 중학교 때 처음 한자를 배울 때,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를 접하게 되는데 이때 보다 학습하는 기쁨에 대한 메시지가 잘 전달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평생 동안 공부하는 즐거움을 더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평생 학습을 하셨고, 현재 평생교육원 원장으로서 평생학습에 대한 남다른 생각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양 원장 저도 공부가 즐거웠던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부는 한 만큼 얻게 되는 것입니다. 거기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계속 하고, 강의를 하다 아쉬움에 책을 내고, 누군가 제 글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평생학습에서 오는 혜택은 큽니다. 저 역시 글 쓰는 것도 과거에는 고통이었으나 이제는 취미가 됐고, 글로 고민 정리하고, 또 사람들과 지식을 나누는게 기쁨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지만, 그가 흘린 피와 땀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하지 않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현재의 스스로가 학습을 싫어하면 박수를 치기만 하는 사람이 되고, 학습을 좋아하면 박수를 받는 사람이 된다고요. 박수를 치며 사느냐, 받으며 사느냐는 평생학습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물론 학습은 힘이 듭니다. 하지만 학습은 엄청난 혜택을 줍니다. 평생 학습은, 반드시 즐거움을 가져다 줍니다.

Publisher 오늘, 논어와 관련해 평생학습의 의미와 필요성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오늘날의 30~40대 리더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있다면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 시대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면 함께 말씀 부탁 드립니다.

양 원장 저는 <성경>을 정말 열심히 봅니다. 성경을 통해 인생을 바꿨고, 지금도 성경을 보면 제 삶의 꿈과 목표가 뚜렷이 보입니다. 매일 한 시간씩 보며 성경박사를 꿈꾸고 있습니다. 또한 <로마인 이야기> 역시 제가 큰 지혜를 얻은 책입니다. 로마가 체력적으로 뒤지던 게르만족과 경제력에서 밀리던 카르타고 사이에서 결국 승리해 천년제국이 된 힘은 오픈 마인드, 즉 포용력에서 나왔지요. 이는 앞서 언급한 ‘T자형 인재’와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봅니다. <논어>를 위의 두 책과 함께 읽으면 이 시대의 리더들이 동서양을 넘나드는 지혜를 얻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세 마디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즉, ‘노인은 편안하게 하고, 벗에게는 신뢰감을 얻고, 젊은 사람은 품어주라’는 것이지요. 이 세 마디를 잘 이해하면 그 안에 성공의 비결과 행복의 비결이 있다고 봅니다.

Publisher 오늘, 논어와 관련해 평생학습의 의미와 필요성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끝으로 오늘날의 30~40대 리더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 있다면 추천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 시대 젊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면 함께 말씀 부탁 드립니다.

논어가 말하는 리더의 5가지 덕목_ 온량공검양(溫良恭檢讓)
→ 첫째.
온(溫)_ 온화: 온화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 둘째.
량(良)_ 선량: 어질고 정직한 마음을 품어야 한다
→ 셋째.
공(恭)_ 공손: 공경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 넷째.
검(檢)_ 검소: 검소한 생활을 해야 한다
→ 다섯째.
양(讓)_ 양보: 남을 배려하는 양보의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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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이*숙 2018-08-06 오전 6:45:00 좋은 글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 태*일 2015-05-04 오전 9:58:00 잘읽었습니다